구약성경 최초 한글 번역자는 피터스 목사
“한국교회가 기억해야 할 선교사” … 다양한 기념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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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굼 작성일19-08-27 14:12본문
구약성경 최초의 한글 번역자 알렉산더 A. 피터스 목사(한국명 피득)의 삶을 조명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교총은 지난 8월 22일 광화문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한교총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위원회, 피터스 목사 기념위원회와 함께 ‘기억해야 할 구약 성경 번역자 알렉산더 피터스(한국명 피득)’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1부 개회식에서 본회 상임회장이며 기하성총회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영상 축사를 통해 “피터스 선교사님은 로스 선교사님과 함께 꼭 기억해야 할 분”이라며 “앞으로도 기념사업이 잘 진행되어 신앙의 유산을 잘 간직하고 전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기념사업회 위원장 안성삼 목사(국제신대 총장)는 “이번 심포지엄은 우리가 매일 읽으면서 은혜 받고 있는 한글 구약성경 번역의 중심축이었던 피터스 목사님을 교계에 알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2부 심포지엄에서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회 회장 박준서 명예교수(연세대 구약학)가 ‘구약성경 최초의 한국어 번역자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를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에 의하면, 피터스 목사는 1871년 러시아(오늘날 우크라이나)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9세기 말 제정 러시아의 유대인 차별과 박해가 심하자 일본으로 피했고, 하나님의 섭리로 미국인 선교사를 만나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됐다.
1895년 5월, 24세 청년 피터스는 당시 미국성서공회 일본 책임자였던 헨리 루미스 목사의 권고에 따라 성경을 팔며 전도하는 권서인(勸書人)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특출한 어학 능력을 타고난 그는 한국에 온지 불과 2년 만에 한국어를 완전히 통달하게 됐다.
박 교수는 “당시 한국에는 한글로 번역된 구약성경이 아직 없었는데, 그는 권서 일을 하면서 틈틈이 애송하던 시편 예순 두 편을 한글로 번역하고, 이들을 모아 <시편촬요>를 출간했다. 이것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구약성경이 한글로 번역된 것이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피터스 청년은 시편을 번역하는 동시에, 이들을 찬송가로 부를 수 있도록 찬송가 가사로 작사했다. 그가 작사한 17편의 찬송가 가사는 <시편촬요>와 같은 해 출간된 찬송가집 <찬셩시>에 수록돼 있다”며 “오늘날 우리가 즐겨 부르는 찬송가 75장(통 47)과 383장(통 433)은 그가 번역한 시편 67편과 121편을 찬송가 가사로 작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피터스는 미국으로 가서 맥코믹 신학교를 최우등생으로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04년 한국에 돌아온 피터스 목사는 성경번역위원회 위원으로서 구약성경 번역 작업에 동참, 1911년 최초로 구약 전체가 한글로 번역됐다. 그리고 1938년 ‘개역구약성경’이 출간됐다.
한국교회 안에서 ‘하느님’, ‘하나님’ 호칭 문제로 많은 논란이 있을 때 개역 구약성경에 ‘하나님’이라고 호칭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박 교수는“오늘날 한국교회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사용하고 있는 구약성경은 1938년 개역 구약성경을 표준 맞춤법에 따라 고치고, 고어 문체 등을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41년 피터스 목사는 70세가 되어 은퇴했다. 46년간 헌신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서 LA 근교 패서디나 시에서 말년을 보내다 1958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박 교수는 “유감스럽게도 피터스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말았다. 그의 공적을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미국에서 말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묘소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피터스 기념사업으로 △피터스 목사 기념비 건립 △220여 편의 설교집 출간 △<시편촬요>와 <찬셩시> 영인본 제작 △피터스 목사 전기 집필 및 출간 △피터스 목사 관련 자료 수집 △피터스 목사 사료실 및 전시실 △피터스 목사 기념 성서연구원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피터스 목사를 기념하는 일은 신앙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교회사적·선교적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다”며 “뜻깊은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참여해 달라”고 덧붙였다.
주강식 목사(증산로교회)는 ‘한글 성경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끼친 영향’이라는 발제에서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므로 한국 민족에게 개화사상을 보급하고, 계몽을 통한 근대화의 물결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글은 사대주의사상으로 어둠 속에 묻혀 있었는데, 선교사들이 양지로 끌어냈으며, 국문학의 발전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고, 근대문학을 꽃 피우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주 목사는 “교회를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교육을 통해 문맹자를 감소시키고, 교회와 사회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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