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며 오늘 하루에 충실 … 섬 사람들과 애환 나눠
그 섬에 가고 싶다 / 아름다운 ‘천사의 섬’에서 예수의 삶을 살아가는 압해도 동서교회(양문승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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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7-09-07 09:38본문
목포시 신안군은 크고 작은 1004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천사의 섬’이라 불린다. 그 섬에 순복음교회가 있다.
압해도 동서교회는 1980년 12월에 창립되어 올해로 3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광립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몇 명의 성도들이 거리가 너무 멀자 압해도 도창리 잔등에 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강산이 바뀌면서 배를 타고 들어갔던 섬에는 다리가 놓였다. 이제 목포시에서 30분이면 압해도까지 간다. 섬은 개발되고 급속하게 도시화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섬 사람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분주하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일터로 나가 고단한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어르신들은 속절없이 늙어만 간다. 교회도 급속하게 노령화되어 가고 있어 목회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래도 그 섬에 교회가 있기에 목사는 교회를 지키며 섬김의 삶을 살고 있다.
동서교회는 1980년 광립교회를 출석하던 성도들이 거리가 너무 멀자 지역에 교회를 세워달라는 요청에 의해 개척되었다. 광립교회에서 지원한 50만원과 성도들의 헌금으로 12월 28일 천막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1981년 1월부터는 교회건축을 시작해, 그 해 5월에 입당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2009년 10월에는 현대식으로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했다.
양문승 목사는 2009년 11월 24일 제7대 목사로 부임했다. 양 목사는 조용히 행보했다. 지치고 상한 영혼들을 가슴으로 품으면서 그들의 애환을 들었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교회 안의 화평을 쫓으며 예수 삶을 나누었다. 신앙은 하나님이 부어주신 은혜를 나눌 때 감동이 있고, 잃어버렸던 첫 사랑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다.
성도들과 섬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여행도 떠났다. 통일의 염원을 담고 애기봉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또 국내 풍경 좋은 곳으로 봄과 가을에는 어김없이 여행을 떠났다. 중국 북경으로 가서 장엄한 대륙의 속살을 보며, 복음의 지경을 넓히기도 했다. 아름다운 여행은 삶의 피로를 풀어 주는 것뿐 아니라 신앙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섬 사람들의 삶은 고단하다.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일거리도 많다. 분주한 일상에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고단한 세월이 남긴 것은 여기저기 아픈 몸이다. 몸도 지치고 때로는 마음도 상한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양 목사는 그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졌다. 요양원에 있는 성도를 격려했다. 전문적으로 위로하기 위해 상담학을 더 깊이 공부했다.
“섬의 하루는 분주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만큼 속으로는 골병이 들어갑니다. 어느 누구보다 목회적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늘 그들 곁에 있으려고 합니다. 목회는 함께함이며, 돌봄입니다.”
섬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먼저 일어나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루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동서교회도 섬 사이클에 따라 새벽 4시에 기도회를 한다.
분주한 일상에도 성도들은 새벽기도회를 놓치지 않는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간절한 사람들이다. 1층 기도실은 기도하기 좋게 편안한 의자로 재배치했다. 다리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다.
기도의 가치와 간절함을 알기에 양 목사는 새벽기도회에 집중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기도로 준비한다. 새벽기도회는 성경말씀을 전체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그래서 양 목사는 창세기부터 말씀 한 장씩을 설교하고 있다. 설교도 대충하지 않는다. 모든 자료를 종합해서 공부하고, 기도로 묵상한다. 서울로 나갔다가도 될 수 있으면 새벽기도회 때문에 일찍 들어온다. 성도들이 새벽을 깨우는데 목회자가 충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이제 동서교회 새벽기도회는 은혜의 강물이 흐르고 있다. 새벽을 깨우면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동서교회는 이제 새로운 변화의 시점에 서 있다.
도시화가 급속화게 일어나면서 섬교회는 갈수록 노령화되어 가고 있다. 처음 부임했을 당시는 23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떠나고, 고등학교 2학년 한 명이 남았을 뿐이다. 그 사이 어르신들이 섬의 중심이 되었다. 한때 충성하고 헌신했던 어르신들 몇 분은 천국으로 소천했다. 피할 수 없는 세월의 무게다.
2013년 8월에 침례를 집례하고는 그 이후 새로운 성도가 없어 침례를 집례하지 못했다. 간혹 목포에서 귀농하는 가정이 있지만 예배는 여전히 목포에서 드린다. 그리 거리가 멀지 않기에 귀농과 교회 정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가 점점 노령화되어 간다는 사실은 경제적으로 부담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나마 동서교회는 지금까지 성도들의 헌신으로 경제 자립은 물론 작으나마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아프리카 말라위, 필리핀에 선교사역을 돕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새로운 목회적 돌파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회적으로 다양한 자생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섬교회의 현실은 그 교회만의 생태계적 문제가 아니라 교단 차원에서도 정책적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다. 교단과 교회,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지혜를 모아 풀어가야 한다.
천사의 섬에 있는 동서교회는 작지만 소박한 사람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믿음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 하루에 충실하며, 새벽기도로 내일을 열어가고 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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