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신앙에 방학은 없다 … 순수한 믿음으로 교회역사 이어가
전남 신안군 압해도 순복음교회 현장을 가다 / 동서교회, 광립교회, 대천중앙교회, 수락교회, 가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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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9-02-11 11:17본문
농어촌교회, 저출산 초고령화 시대 맞아 향후 10년 후 존립 방안 모색해야
저출산, 고령화가 사회 문제만이 아닌 목회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어촌교회들의 경우 급속하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새로운 유입 세대는 드물고, 고착화 되어 있는 마을에서 불신자를 전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본지는 농어촌교회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 속한 순복음교회들을 탐방했다. 교회현장을 돌아보며 목회자들의 애환을 듣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들을 모색해 보았다.
목포시 신안군은 크고 작은 1004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천사의 섬이다. ‘천사의 섬’이라는 이름답게 신안군은 전국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성지다. 문준경 전도사가 눈물로 뿌린 복음의 씨앗으로 어느 섬에 가든 마을 중심에는 교회가 있다.
압해도는 목포의 첫 관문이다. 2008년 4월 목포와 압해도를 연결하는 압해대교가 개통되면서 비옥한 발전을 하고 있다. 2011년 4월에는 신안군청이 압해도 신장리로 이전했으며, 2013년 12월 무안군과 연결하는 김대중대교가 개통됐다. 생활터전은 밭농사와 어업을 겸하고 있다. 인구는 1990년대 12,000명이 넘었지만 현재는 6,500명으로 절반이나 급감했다.
교회는 23개가 있으며, 이 중 순복음교회는 동서교회, 광립교회, 수락교회, 대천중앙교회, 가룡교회이다. 그리고 예하성에 속한 1개 교회와 기성측, 장로교회 등이다. 순복음교회가 가장 많다. 성도들의 평균 연령은 65세이며, 복음화율은 80%를 넘는다. 순복음교회마다 실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문제는 초고령화로 인한 교회의 존립 여부다.
목회자들은 지금까지는 믿음으로 교회를 지키고 있지만 향후 10년이 지나면 새로운 전도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교회의 생존이 위태롭다고 입을 모았다.
동서교회(양문승 목사)는 1980년 광립교회를 출석하던 성도들이 거리가 너무 멀자 가까운 지역에 교회를 세워달라는 요청에 의해 개척됐다. 당시 광립교회에서 지원한 50만 원과 성도들의 헌금으로 그해 12월 28일 동서리 천막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양문승 목사는 2009년 11월 24일 제7대 목사로 부임해 지금까지 목회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23명의 학생들이 있었지만, 졸업 후 아이들은 도시로 떠났다. 2013년 8월 침례를 집례하고는 새로운 성도가 없다. 반면에 1년 수차례 장례예배를 인도한다. 현재 60~70명 정도가 예배들 드리고 있다.
동서교회는 새벽예배가 살아있다. 양 목사는 새벽 3시부터 기도로 준비한다. 바쁜 농사일 속에서도 성도들이 새벽예배를 드리고 일터로 나가기 때문이다.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이 기도하기 좋게 편안한 의자로 리모델링했다. 새벽예배는 성경 전체를 강해하기 좋은 시간이다. 그러기에 양 목사는 철저히 성경을 연구하고 묵상하여 새벽을 깨우고 있다.
새해에도 동서교회는 지역을 품고, 성도들의 영적 성숙과 선교적 삶을 위해 다양한 사역들을 펼쳐 나갈 것이다.
광립교회(정규식 목사)는 역사가 깊은 교회다. 1950년 10월 김석빈 장로 가정에서 오순절 다락방교회로 시작됐다. 1952년에는 현재의 자리에 초가집 교회를 건축했다. 1953년 10월 11일 광주 불로동교회에서 열린 하나님의성회 제4회 부흥성회에 12명의 성도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정규식 목사는 2015년 11월 6일, 제15대 목사로 부임했다. 광립교회는 60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단일마을에 있다. 마을 주민 90%가 광립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성도들은 80~90명 정도이다. 광립교회는 도시 교회에 없는 차임벨 소리로 새벽을 깨운다. 지역주민 대부분이 교회에 다니기에 민원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필리핀, 중국, 스페인에 파송된 선교사를 적극 후원하고 있으며, 다음세대 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하며 협력하고 있다.
새해 소망에 대해 정 목사는 “하나님 안에서 화목하며 영적으로 성숙해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천중앙교회(김성호 목사)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성결교회로 개척된 교회는 1983년 무렵, 순복음교회로 새롭게 시작했다. 100가구가 사는 두 마을의 중심에 교회가 있다. 김성호 목사는 5대 목사로 1년 전에 부임했다. 대천중앙교회에 오기 전에는 목포에서 개척목회를 하고 있었다. 목포 성전교회에서 예배드리던 20명의 성도들도 대천중앙교회로 나온다. 두 교회 100여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고 있다.
그동안 교회는 내부 갈등으로 상처가 깊었다.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회사역이었다. 김 목사는 화목을 중시하며, 다시 회복하는데 주력했다. 지금처럼 열심히 기도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수락교회(김동희 목사)는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한 폭의 그림 같은 교회다. 1975년 5월 15일 개척된 교회는 유구한 역사에 비해 목회 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녹록치 않다.
한때는 70여 명이 예배하는 교회로 부흥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30여 명의 성도들이 교회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희 목사는 2010년 7대 목사로 부임했다. 김 목사의 자녀들 때문에 인근 초등학교가 폐교를 면했다.
지역 주민들은 김 양식을 주로 하며 생활한다. 김 양식을 위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기도 한다. 김 목사는 말씀 교육을 통해 예배하는 삶을 강조한다.
매일 저녁 7시에는 성령 충만 기도회를 갖고 있다. 비록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예배하지만 기도와 예배를 쉬지 않는다.
가룡교회(김원구 목사)는 1960년대 광립교회 지교회로 설립됐다. 김원구 목사는 2001년 6월 7일 14대 목사로 부임했다. 가룡교회가 위치한 마을은 압해도 지역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낮다. 인근에 사찰도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절에 다니는 분이 많다. 그나마 유지되던 교회는 내분이 일어나면서 두 교회로 나누어졌다. 김원구 목사가 부임했을 당시 교회는 상당히 어려웠다. 낡은 사택에서 예배를 드렸다. 도저히 예배할 수 없어 결단을 하고 현재의 위치에 교회를 건축했다. 김 목사 부부가 생명을 다해 건축한 것이다. 어렵사리 교회를 건축했지만 교인은 몇 가정 되지 않는다. 목회자 생활비조차 어려워 텃밭을 일구며, 겨우 교회를 지켜나가고 있다.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압해도 순복음교회들은 지금은 그런대로 교회 사역을 감당해 가고 있다.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신앙 영향으로 성도들은 분주한 일상 가운데서도 예배생활은 철저하다. 365일 새벽예배를 쉬지 않는다. 압해도 성도들에게 신앙생활에 방학은 없다. 성도들은 순수하고 순종적이다.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교회를 지켜온 어르신들이 떠난 후이다. 저출산, 초고령화가 목회 현실이 된다.
섬교회의 현실은 그 교회만의 생태계 문제가 아니라 교단 차원에서도 정책적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교단과 교회, 도시교회와 섬교회 간의 상생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세대교체기의 중대한 변화 시점에 서 있다. 다음세대까지 아름다운 교회의 부흥역사를 이어줄 지혜가 필요하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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