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개념을 바르게 이해하라①
김성도 목사(총회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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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굼 작성일18-10-10 14:38본문
우리는 지금까지 선택 개념 이해에서 캘빈주의의 무조건적 선택과 알미니안의 하나님의 예지에 근거한 선택론이 서로 대립하여 논쟁하는 모습 속에서 어느 것이 옳은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 개념은 신앙에 대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간격이 벌어져 있을 뿐이지 그 개념 자체에는 별반 다른 것이 없다고 본다. 우리가 볼 때에 캘빈주의 선택 개념은 오순절적 신앙과 복음주의 신학에 맞지 않으며, 그리고 알미니안의 예지에 근거한 선택 개념은 복음적 요소는 있지만 오순절 사역의 입장으로 볼 때는 미약하다고 본다. 선택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선택의 시기 문제라고 보여진다. 선택과 유기를 꼭 “창세 전에” 이루어지는 사건으로 해석할 것이냐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을 엄밀히 분석해 보았을 때에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선택은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영적 축복이라고 본다.
(1) 구약에서의 선택의 의미
구약에서 하나님의 택하심의 용어는 보통 개인적인 것과 집단적인 것에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브라함, 야곱, 모세... 등 개인을 부르시고 택하실 때에 사용했는가 하면 집단적인 면에서 국가로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사용되었다. 하나님께서 개인을 부르실 때는 특별한 사역 목적을 위하여 부르시고 택하셨으며, 또한 이스라엘 백성을 집단적으로 그의 백성으로 택하여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열방에 대하여 중보적 사명을 감당하게 할 목적에 있었다(창 12:3, 사 42:6, 51:4). 열방을 향한 “복의 근원”이 되고(창 12:1-3), “제사장 나라가 되게”하며(출 19:5-6), 이방의 빛이 되어 캄캄함에 사로잡혀 있는 이방을 빛 가운데로 인도할 목적으로 선택하셨던 것이다(사 42:6-7, 49:6, 60:1-3).
라이트(G. E. Wright)는 “선민(選民)에 관한 구약의 교리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지상 만민 중에서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택하신’(신 7:6) 것은 그들의 목적과 그 중요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했고, 프리젠(Th. C. Vriezen)은 “구약성서에서 선택은 언제나 하나님의 행위, 하나님의 은혜의 행위이고, 언제나 인간을 위한 사명을 담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선택은 오직 이러한 사명이라는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라솔(William LaSor)은 성경의 선택교리가 많이 오해되어 왔다고 지적하면서, 하나님께서 어떤 백성을 선택해서, 그들에게 천국으로 가는 무료입장권을 주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지옥을 배정하였다는 이론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경적 의미에서의 선택은 언제나 선교적 목적을 지닌다.... 선택은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고 주장하였다.
(2) 신약에서의 선택의 의미
신약에서 선택을 뜻하는 헬라어 동사 에크레고마이(ἐκλεγομαι)와 명사 에크렉토스(ἐκλεκτος)를 살펴보면 여섯 개의 다른 상황에서 사용되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그리스도에게(눅 9:35, 23:35, 벧 2:4, 6(사 42:1), 둘째는 이스라엘 국가에(행 13:17, 롬 9:11, 11:28), 셋째는 이스라엘 국가 안에 남은 자에게(롬 11:5, 7), 넷째는 그리스도 안의 교회에게(롬 8:33, 엡 1:4, 골 3:12, 살전 1:4, 딤후 2:10, 딛 1:1, 벧전 1:2, 2:9, 5:13, 벧후 1:10, 계 17:14(마 24:22-31, 막 13:20-27), 다섯째는 열두 제자에게(눅 6:13, 요 6:70, 13:13, 15:16, 19, 행 1:2, 24-25), 여섯째는 바울에게(행 9:15, 행 22:14, 고전 9:1, 15) 사용되었다.
이것을 정리하면 구약의 선택 개념과 마찬가지로 신약의 부르심에도 의미와 목적에서 같은 개인적 선택과 집단적 선택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① 개인에 관련할 때는 사역을 위한 부르심에 사용되고 있다.
먼저는 메시아 사역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선택이다(마 12:18, 눅 9:35). 예수 그리스도는 만세전부터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벧전 2:4, 벧전 2:6)이시다.
둘째는 사역을 위한 제자들의 선택이다(눅 6:13, 요 15:16). 심지어 가룟 유다까지도 선택된 자라고 했다(행 1:17). 바울도 “이 사람은...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행 9:15, 22:14, 26:16)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개인적 선택은 직무와 책임, 특권에 관한 것이지 결코 저항할 수 없는 구원의 선택과는 관계가 없다.
② 집단적 선택은 구원과 함께 사명에 관련되어 있다.
먼저 이스라엘 국가의 선택에 관련된 것이다. 신약에서도 구약의 선택 개념과 마찬가지로 국가적 구원의 약속은 들어있지만 개인적인 운명을 결정하는 면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상에서 국가적 직무와 역할에 관련된 설명뿐이다. 로마서 9장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선택은 공로도 없고 대가도 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주권적으로 주어진 것이지만 그 특권에는 큰 책임을 성취해야 하는 것이 들어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남은 자의 선택도 “은혜로 말미암아” 된 것이지만(롬 11:5) 역사 속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두 번째로 집단적 선택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교회 공동체적 선택이다. 교회의 ‘그리스도 안에서의 선택’ 문제는 다음에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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