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국제신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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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정 작성일23-03-06 15:46본문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여러 가지 다양한 소식을 듣게 된다. 그중에는 좋은 소식도 있고 나쁜 소식도 있다. 그런데 요즘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더 많이 들린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전할 가장 좋은 소식은 다름 아닌 ‘복음’이다.
성경에서 ‘복음’이라고 번역된 헬라어는 ‘유앙겔리온’(εὐαγγέλιον)이다. 이 단어는 ‘좋은’을 뜻하는 접두사 ‘유’(εὐ)와 ‘소식을 전하는 자’ 또는 ‘천사’를 뜻하는 명사 ‘앙겔로스’(ἄγγελος)가 합쳐진 ‘유앙겔로스’(εὐἄγγελος)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유앙겔리온은 좋은 소식, 기쁜 소식, 복된 소식을 의미한다.
B.C. 9년에 만들어진 비문을 보면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의 출생에 관해 ‘신의 생일은 세상을 위한 기쁜 소식(유앙겔리온)이다.’라고 적혀있다. 기독교가 형성될 당시 유앙겔리온은 황제와 관련된 소식, 즉 황제의 출생, 생일, 즉위식, 혹은 승전 등의 소식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던 말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날들에는 전령이 말을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여기에 유앙겔리온이 있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초대교회 사도들이 황제와 관련하여 사용되던 ‘유앙겔리온’이라는 말을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황제를 숭배하던 시대적 환경 속에서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유앙겔리온이라는 사실을 세상 가운데 담대히 선포했다(행 4:18-20).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생애, 죽음, 부활, 승천, 재림이야말로 진정한 유앙겔리온이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복음”(갈 1:7, 1,27; 살전 3:2), “나의 복음”(롬 2:16, 2:16), “우리의 복음”(살후 2:14; 고후 4:3)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초대교회에는 바울이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자들이 교회를 어지럽히고 복음을 훼손한다는 사실을 알고 엄중히 경고했다.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갈 1:7).
바울은 자신이 전하는 그리스도의 복음 외에 구원에 이르는 다른 복음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는 바울의 인간적인 자신감에 근거한 주장이 아니다. 바울이 전한 복음은 인간의 지혜나 지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계시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갈 1:11-12).
바울이 전한 복음은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강조한다. 바울은 심지어 ‘하늘로부터 온 천사’가 전할지라도,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신령한 힘을 보여주거나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거나 상관없이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갈 1:8). 이것이 바로 타 종교에서 아무리 구원과 축복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그것이 복음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바울의 주장처럼 구원은 오직 그리스도께 있으며,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참 복음이다.
무엇보다 예수님이 전한 복음은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참된 복음은 ‘지금 여기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
그 이유는 첫째, 참된 복음에는 ‘하나님의 능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 1:16). 여기서 ‘능력’에 해당하는 헬라어 ‘두나미스’(δύναμις)는 영어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어원이다. 복음에는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폭발적인 능력이 있다. 그렇기에 문제와 고난이 다가와도 복음에 담긴 하나님의 능력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둘째,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우리를 믿음에 이르게 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롬 1:17). 우리는 복음을 통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복음은 우리에게 천국의 소망을 심어준다(롬 2:16). 세상 사람들은 이 땅의 부귀영화를 바라며 산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진짜 소망은 세상에 있지 않다. 그리스도인은 궁극적으로 예수님의 재림을 소망하며 산다. 그렇기에 복음을 아는 자와 복음을 모르는 자의 삶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복음을 아는 자의 삶을 살고 있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복음을 따라 사는 삶, 복음을 전하는 삶, 복음을 위한 삶을 살기로 결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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