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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오동근 목사(청주지방회장, 구미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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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2-11-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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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근 목사님.jpg

종교개혁기념주일 아침 예배를 앞두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새벽부터 용산에서 발생한 참사가 언론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타는 마음으로 설교에 임하면서 성도들에게 할 수 있었던 말은 예수님께서 충격적인 두 참사에 대해 하신 말씀뿐이었다. 선천적 장애의 원인마저 누군가의 죄에서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요 9:2), 예수님은 참사로 죽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죄가 있는 줄 아느냐고 질문하시고는 “아니라!”고 단언하시며 너희나 그들이나 똑같이 회개해야 할 죄인이라고 말씀하셨다(눅 13:1-5). 그 누구도 혐오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사랑의 대상이어야 한다. 특히 우리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줄 알아야 한다(롬 12:15). 이것을 공감하는 영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250여 생사를 모르는 천하보다 귀한 생명들을 구해주소서. 우리 모두 ‘살아다오, 살아다오, 살아만 다오’ 절규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기적을 기다립니다. … 주님, 다 우리의 죄 때문입니다. 우리 속에 있는 비겁함을 떨치게 하시고 남의 일처럼 외면하는 무관심을 꾸짖어 주소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나흘 후에 맞이한 주일예배에서 부활절을 기뻐하는 대신 성도들과 함께 아직 배 안에 남아 있는 이들을 생각하며 눈물로 주님께 올린 기도문의 일부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풍성한 추수에 만족하며 기뻐해야 할 시기에 참사가 발생했다. 생각이 복잡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목사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거대한 슬픔과 아픔을 대면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지낸다는 것은 너무나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죽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다. 날마다 함께 있던 자녀와 형제의 부재를 인정하려면 오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애도한다. 그러나 애도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156명, 156개의 우주가 사라졌다. 왜? 누구나 작은 사고만 생겨도 그 원인을 찾는다. 그래야 안심이 된다. 진정한 애도는 누군가의 죽음과 고통에 함께 슬퍼하는 동시에 그 참사가 왜 일어났으며 책임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회에서 참사 관련 기관장들을 불러 질의하는 현장에서 한 의원이 질문했다. “여기 계신 분들에게 묻습니다. 지금 하시는 대답 중에 거짓이 하나라도 있다면 당장 사퇴하시겠습니까?” 아무도 “예”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거짓말로 둘러대겠다고 작정한 것인지. 애도의 시작부터 비틀고 있다.

 

그들은 권세자들이다. 성경은 하나님으로부터 난 권세를 말하는데(롬 13장), 그 권세는 하나님의 뜻을 구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하기에 겸손하고 정직한 권세다. 그러나 사탄이 부여한 권세도 있다. 성경은 그들을 짐승이라고 부르는데(계 13장), 그들의 특징은 거짓과 무책임, 희생양 만들기, 미혹과 압제와 사탕발림 같은 것들이다. 거짓의 아비의 자식이기에 계시록은 이런 짐승 권세자의 시대에 거짓과 언행 불일치의 가식적인 모습으로 짐승에게 경배할지, 정직과 거룩한 삶으로 하나님을 섬길지에 대한 말씀이다.

 

순복음 목사로서 고민이다. 대형 참사의 시대에 무엇을 말해야 할지? 성령운동은 10.29나 세월호 같은 사회적 참사에 대해 무엇을 말하며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이런 행동과 마음 아닐까? 이태원역 앞 국화와 메모가 빼곡하게 놓여있는 추모공간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여러 겹의 비닐로 꼭꼭 감싸는 60대 남성에게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나중에, 나중에요. 혹시나 희생자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여기 왔을 때 시민들이 남기고 간 마음들이 잘 전달되면 좋겠어서요. 아직은 이곳에 올 수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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