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출입 안 했다 완강하게 부인하던 박 목사, 계속 말 바꿔

학교법인 순총학원 교비와 기하성재단법인 대출금을 빼돌려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66억 원을 탕진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배 목사에게 검찰이 횡령과 배임 죄를 물어 7년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박 목사의 매제인 순총학원 전 모 목사는 4년을 구형했다.

지난 9월 20일 서울중앙지법 제25형사부(재판장 김동아)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측은 “박성배 목사가 순총학원 교비와 재단법인 대출금을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에서 도박으로 탕진했다. 출입기록과 수표 등을 추적한 결과 명백한 유죄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어 검찰측은 “과거에도 업무상 배임,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았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또 다시 동종의 죄를 저질렀다. 이는 죄질이 나빠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또한 기하성교단의 목사, 평신도들이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공판검사는 “피고인들이 믿고 있는 하나님, 예수님이 이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면 다 아시겠죠. 다 아실 겁니다.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반드시 실형을 선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고 요청했다.

박 목사의 비리는 교육부가 교수들의 민원을 접수해 감사를 실시하면서 드러났고, 교육부는 2013년 박 목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박 목사에 대해 2014년과 2015년 2월 두 차례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에서 기각되었다고 혐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구속 수사를 면한 것 뿐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다시 철저하게 조사했다. 수표에 배서된 박 목사의 카지노 회원번호 등을 토대로 10개월 동안 수표와 계좌 추적을 통해 혐의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는 지난 1월 박 목사를 교비와 재단 대출금 등을 빼돌린 뒤 도박자금으로 66억여 원을 탕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했다.

1월에 불구속 기소된 후 9월까지 검찰측과 변호인측간의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갔다. 
검찰측은 학교법인 순총학원 이사회 회의록이 수차례 위조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의도측 이사들은 순총학원 주요 사안 결정에 대해 사전에 전혀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주장했다. 순총학원 증인으로 출석한 이사장과 이사들은 박 목사가 전권을 행사하도록 위임한 바 없으며, 동의한 적도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반면 변호인측은 여의도 이사측 배제는 합의한 내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쟁점이 되었던 박 목사의 카지노 도박에 대해서는 재판 과정에서 말을 바꾸었다.
검찰은 박 목사의 출입기록, 수표 등을 조회한 결과 지난 2008년부터 강원랜드에서 쌓은 카지노 마일리지가 6억원이 넘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카지노 마일리지는 베팅 액수와 횟수, 칩 교환액 등이 합산돼 적립된다.

카지노 논란에 대해 박 목사는 지난 2015년 2월에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해 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난 1월에는 언론보도로 파장이 커지자 총회회관에서 해명기자 회견을 자처해 “총회 부채를 갚기 위해 사채를 빌리러 갔지만 도박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재판 과정에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카지노 증인으로 출석한 전 씨는 “같은 테이블에서 한 적도 있고, 다른 테이블에서 한 것을 본 적도 있다. 내가 자금을 찾아서 전해 주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박 목사는 변호인측을 통해 “전혀 도박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로 변경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결심공판 과정에서 다시 박 목사는 “카지노 출입은 했지만 도박은 안 했다. 베팅은 했다”고 했다. 카지노 출입을 안 했다고 완강하게 부인하던 박 목사의 말은 계속 바뀌었다.    

변호인측은 박 목사가 재정상황이 어려웠던 순총학원과 교단의 부채를 갚는데 사용했을 뿐 배임, 횡령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0월 21일 11시에 1심을 선고한다.
한편 박 목사는 학교법인 순총학원 인수과정에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지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2011년 6월 24일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1부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