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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설교의 흐름(Ⅻ)

조지훈 교수(한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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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정 작성일24-07-08 14:11

본문

로우리버트릭윌슨 새로운 설교학 운동 성숙기 이끌어

플롯의 중요성 강조했던 유진 로우리

설교자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예술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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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라면 누구나 은혜로운 말씀을 전하길 소망한다. 그러나 설교를 준비하고 전달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성경에 대한 깊은 묵상과 연구, 철저한 원고 준비, 준비된 원고의 정확한 전달 등등 설교에는 다양한 활동들이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설교 이론과 방법론이 계속해서 연구되고 개발되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교 이론을 소개하고 설교 방법론을 제시하는 글을 연재한다. 목회 일선에서 오늘도 설교 준비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설교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6-2-3. 새로운 설교학 운동의 성숙기(1980년대 이후)

 

그래디 데이비스, 데이비드 랜돌프, 챨스 라이스, 프레드 크레독에 의해 발아하여 개화기를 거친 새로운 설교학 운동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성숙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설교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설교 방법론이 제시되었다. 이 시기에 주목할 만한 학자들은 유진로우리(Eugene Lowry), 데이빗 버트릭(David Buttrick), 폴 스캇 윌슨(Paul Scott Wilson) 등이다. 이 세 명의 학자들 이외에도 다양한 학자들이 존재하지만 이들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설교 이론과 그 이론에 근거한 설교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학자의 설교 이론과 방법론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6-2-3-1. 유진 로우리

 

미국 미주리주 캔사스 시티의 세인트폴신학대학원에서 30년 넘게 설교학 교수로 섬겼던 유진 로우리는 자신만의 설교 이론과 독창적인 방법론으로 유명하다. 로우리의 설교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성여행이다. 그는 설교란 설교자와 회중이 함께하는 여행이며 그 여행의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정의한다. 이와 같은 로우리의 설교 이해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이전까지 설교는 하나의 건물을 짓는 이미지로 이해되었다. 성경 본문에서 하나의 주제나 개념을 찾아내고 그 주제나 개념을 바탕으로 설명과 논증과 예화를 통해 설교자가 원하는 주장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설교 방법론의 맹점은 설교의 시작부터 끝맺음까지가 하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로우리는 설교란 하나의 집을 짓거나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과 같다고 주장한다(E. Lowry, The Homiletical Plot, 10-12). 그런 의미에서 설교자는 건물을 짓는 건축가나 물건을 생산하는 생산자가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 또는 무대에서 공연되는 작품을 쓰는 극작가와 같다. 로우리가 설교자를 극작가와 같다고 묘사하는 이유는 설교 역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불일치(discrepancy)나 긴장(tension)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불일치나 긴장이 해소되는 결말을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나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플롯(plot)이 로우리의 설교 이론과 방법론에서도 가장 중요해진다

 

또한 플롯이야말로 설교자가 설교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 곧 집을 짓거나 물건을 만드는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문학작품이나 드라마나 영화 대본이라는 이미지로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설교는 하나의 주제를 몇 개의 대지(point)로 나누어 구성했다. 크레독이 지적했듯이 이런 설교는 설교 전체가 하나로 구성되기보다는 대지에 따라 잘게 나누어진 몇 개의 소(small) 설교가 묶인 것과 같다. 그러나 로우리는 설교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해야 하며 설교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주는 중심이 플롯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설교는 하나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되어야 하며 예술로서 내러티브 형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E. Lowry, The Homiletical Plot, 12).

 

플롯은 이야기의 구성이다. 작가가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 중 하나는 결론이 끝에 가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설교에 대한 로우리의 이런 주장이 바로 크레독이 주장하는 귀납적 설교와 맥이 닿아있는 이유이다. 설교의 결론은 연역적 설교에서처럼 설교 서두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 말미에 가서 드러나야 하는 것이 바로 크레독이 주장하는 귀납적 설교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로우리는 갈등에서 해소로의 움직임이 설교에 담겨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경험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와 같은 움직임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로우리는 설교가 그와 같은 인간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될 때라야 청중들이 성경이 말씀하는 놀라운 복음을 듣는 것을 넘어 경험하게 된다고 믿었다. , 설교는 로우리가 설교학적 곤경이라고 이름 붙인 인간이 경험하는 모순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모순이 해결되는 계획된 플롯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E. Lowry, The Homiletical Plot, 20). 따라서 설교자는 성경 본문에서 모순이나 곤경 상황을 발견해야 하고 그것이 설교를 시작하는 설교 아이디어이다. “그 결과 설교는 항상 가려움을 가지고 시작되어 긁어주기로, 인간의 궁지로부터 복음으로 태어난 해결책으로 움직여간다”(조영창, “라우리의 설교학적 플롯과 그 논쟁점들”, 318).

 

 

로우리는 플롯에는 두 가지 종류의 플롯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플롯으로, “절실한 모순으로부터 시작해서 미지의 해결책으로 움직여가는 전형적인 플롯이다. 다른 하나는 모순으로부터 시작하지만, 시청자나 관객들이 잘 알거나 예상 가능한 결론으로 움직이는 플롯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플롯은 영화나 텔레비전의 시리즈물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 007 시리즈나 텔레비전의 형사 콜롬보 시리즈, 맥가이버 시리즈가 그런 플롯의 예이다. 이야기의 전반부에 모순 또는 갈등이 등장하지만 시리즈의 주인공이 등장해 모순 또는 갈등을 해결하는 결말을 갖는 플롯이다

 

이런 플롯은 매주 결론은 같지만,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늘 숨겨져 있다. 숨겨진 과정이야말로 시청자들이 숨죽이며 그 시리즈를 매주 보게 되는 이유이다. 로우리는 복음의 이야기는 그와 같은 플롯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E. Lowry, The Homiletical Plot, 22-23). 매 주일 성도들이 모이는 예배에서 복음은 반드시 선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복음은 단지 귀로만 들려지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마음에도 울려 퍼져야 하고 경험되도록 해야 한다. 복음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설교자는 성도들이 경험하는 모순 또는 갈등으로부터 설교를 시작해야 하고 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중간 과정을 거쳐 마침내 복음을 통한 문제 해결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문제로부터 해결로, 가려움(itch)에서 긁어줌(scratch)으로의 움직임은 설교 형태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설교의 플롯이 되어야 한다(E. Lowry, The Homiletical Plot,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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