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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은 사상적 소수자로 보호되어야 하는가?(8) > 박서영 법무사의 "포괄적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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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 법무사의 "포괄적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주체사상은 사상적 소수자로 보호되어야 하는가?(8)

페이지 정보

23-02-24 09:49

본문

박서영법무사.jpg

본지는 과잉차별법, 역차별적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숨겨진 정체와 위험성을 알리고 소수의 인권 보호를 위해 다수의 인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고자 차별금지법에 대한 연재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지난 호에서는 지도적 원칙 ‘자주성’ 중 ‘정치에서의 자주’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런데, 주체사상은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정치 투쟁에 의해서 세워지는 인민정권수립을 강조하지만, 북한 정권 역시 인민대중의 투쟁에 의하여 수립된 것이 아니다. 1945년 9월 20일 소련의 스탈린이 북한에게 “소련의 정치, 경제, 군사적 이익을 영구히 구축할 정권을 세우라”는 비밀전문을 보내 지시를 내렸다 - 이호 「이승만의 토지개혁과 교육혁명」(백년동안, 2014) p103.

 

바로 이 지시에 의하여 ‘북한 주민의 이익’이 아닌, ‘소련의 이익’을 영구히 구축하고자 소련의 식민지 정권이 수립된 것이다. 주체사상의 지도적 원칙의 ‘자주성’은 (1)사상에서 주체, (2)정치에서 자주, (3)경제에서 자립, (4)국방에서 자위를 제시하고 있다. 


(3) 경제에서 자립

 

‘경제에서 자립’은 세계 모든 나라가 추구하는 바이다. 그러나, 주체사상에서 말하는 경제에서 자립이란,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대중이라는 주체사상의 명제에 의거하여 노동 동원을 하는 것이며,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의미가 아니다. 

 

“경제에서 자립이란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함을 뜻합니다.”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한다는 것은 남에게 예속되지 않고 제 발로 걸어나가는 경제, 자기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며 자기 나라의 자원과 자기 인민의 힘에 의거하여 발전하는 경제를 건설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전국 주체사상 연구토론회에 보낸 김정일의 논문 p.53 - 자본주의 사회는 몇 개의 대자본이 각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상품의 가격 판매조건 판로 등을 독점하여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생산력을 발전시킬 수도 없고 반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자기의 노동력을 자본가들에게 팔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 - 김일성 저작선집 제4권 제2판  p.166- 라고 한다. 

 

주체사상에서는 이러한 경제정책에서 탈피하여 남의 나라의 간섭을 받지 않고 노동력을 팔지 않으며 오직 북한이 보유한 자본과 북한의 기술 및 수단에 기초하며 북한 내의 시장의 수요만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주의의 종합적 물질토대구축을 실현한다는 원칙을 경제의 자립으로 규정하고 있다 - 이진삼 저, 「책략」(정문사,1999), p.92.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건설에서 자력갱생의 원칙을 견지하여야 한다.” - “주체철학에 대하여” 조선노동당 출판사 p. 56 - 자력갱생이란 혁명과 건설(경제)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북한 스스로가 책임지고 자체의 힘으로 해결하여 나가는 입장과 정신(투쟁)을 의미한다. 즉, 북한 내의 원료만을 가지고 경제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며, 자국에 필요한 모든 재화, 기술, 인재들을 자국 내에서 해결하라고 지도하는 원칙이다. 결국, 경제에서 자립이란, 모든 경제문제를 ‘국내에서’ 해결한다는 것인데, 이는 전세계의 그 어떤 나라도 실현할 수 없는 경제정책이다.

 

그렇다면, 주체사상은 어떤 이유에서 자력갱생노선을 지도적 원칙으로 앞세우는 것인가. 바로, 과거 6.25전쟁을 실패한 경험에서 유래한다. 6.25전쟁을 전쟁물자와 장비생산 능력이 없어 소련과 중공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 평가하고 대내생산과 전쟁 수요 등을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그리하여, 노동당중앙위 제4기 5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군사노선을 보면, 첫째, 모든 생산수단과 물질적 자원을 전시가용 전력으로 전환하고 핵무기 개발을 위해 국가 총생산고를 투자하며, 전시 핵공격 상황 하에서 피해를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지하시설로 전환했다. 둘째, 전시에 사용할 식량과 피복을 비축하기 위해 북한 전주민들은 굶주리고 헐벗으면서도 지하갱도 저장고에 년간 소요될 식량과 군수품을 비축하고 있다. 셋째, 전시 물자수송과 통신망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하 70미터 깊이에 전국 수송로와 통신시설을 구축했다. 넷째, 평시 북한주민생활에서 생산보다는 소비억제를 위해 절약생활과 소모품의 재활용습관을 제도화하고 있다. - 정권보위투쟁 방법론 p.123 - 즉, 경제에서 자립이 추구하는 것은 국민의 복지향상이나 생활수준의 향상이 아니라, 오직 핵공격 상황 하에서도 피해를 받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생활공간마련과 전쟁기간에 소요될 제반물자의 비축인 것이다 - 이진삼 저, 「책략」, (정문사,1999), p.71.

 

6.25 전쟁 당시 북한은 대한민국의 40배의 경제력을 가졌었기 때문에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한민국보다 더 잘 살았다. 1970년 기준 1인당 명목GDP는 북한 384달러, 한국 275달러로 북한이 109달러나 많았다. 일제 치하에서 대부분의 공업시설이 북한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에서 자립’을 고수한 결과 1974년에 대한민국 1인당 소득(543달러)이 북한(515달러)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심지어 2018년 기준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2만8000원으로 한국(3678만7000원)의 3.9%에 불과하며,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5조9000억원으로 한국(1898조5000억원)의 1.9% 수준 - 2019.07.26. 중앙일보 [지난해 북한 1인당 국민소득 143만원, 한국의 3.9% 수준] - 에 그쳐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로 전락했다.

 

김일성은 1962년, 인민들에게 “모두 기와집에서 이밥(쌀밥)밥에 고깃국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사는 부유한 생활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라고 약속하면서 ‘경제에서 자립’원칙을 강조했다. 그런데, 지난 2010년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은  “3년 내 인민 경제를 1960~70년대 수준으로 회복하여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기와집에서 비단옷을 입고 사는 생활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사실상 발전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1964년 김일성은 ‘남조선 혁명의 기본임무는 남조선에서 미제국주의 침략세력을 내쫓고 그 식민지 통치를 없애며’라는 소위 ‘남조선 혁명론’을 발표했다.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규정한 것이다. 1984년 운동권의 베스트셀러였던 소책자 [예속과 함정]에도 “모든 불행과 고통의 근원은 미국에 있다. 미국으로부터 해방되지 않고서는 이 짜증스러운 가난과 정치적 억압과 저질스런 문화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은 종주국이고 우리나라는 신식민지다.” 

 

그런데, 지금도 대한민국을 미국의 신식민지라고 하는 세력이 있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어느 식민지가 세계5대공업국가가 되고, 7대 무역국가가 된 적이 있는가. 2000년 이후 한국이 미국과 무역을 통해서 얻은 흑자는 138조원이 넘는다. 식민지가 본국에 착취를 당하면서도 138조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여들였다면 그것이 신식민지인가 - 이호 「이승만의 토지개혁과 교육혁명」 백년동안, 2014 p142-143.

 

북한은 1995년부터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공식 요청한 이후 반사대주의 개념의 주체사상이 대외적으로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주체사상이 대외적으로는 자력갱생, 자립노선, 또는 반사대주의를 의미하는 개념이었는데 식량을 국제사회의 구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립노선이라는 주체사상의 명분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002년 주체사상에 근거한 사회주의경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하여 기존의 ‘경제에서 자립’ 정책을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시장 제도로 전환하였다. 국가의 현물 및 무상제공을 없애고 일한 만큼 보수를 받아서 자력갱생하도록 함으로써 국가의 사회주의적 사회보장제도를 최소화 및 폐지하였다. 과거에는 자력갱생이 ‘국가단위’의 경제발전 노선이었으나 ‘개인 차원’의 생계유지의 개념으로 변화된 것이다. 심지어 북한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취한 또 하나의 조치로 암시장을 양성화하여 시장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즉, 생계를 당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라고  ‘강행군 자력갱생’을 독려하고 있다. 배급제도 붕괴에 따른 귀결이다 - 서재진 저, 「주체사상의 이반: 지배이데올로기에서 저항이데올로기로」, (박영사, 2006), P.295-352. 그러나, 여전히 김정은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한다면서 자력자강 자력갱생원칙에서 우리식, 우리 힘으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다그쳐나갈 것이라고 한다.


박서영 법무사 약력

-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

- 「동성애의 사상적 기반」 저자


※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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