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에고 에이미(ἐγώ εἰμι) 본문 주석(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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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5 13:3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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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 11:25,26).
예수의 에고 에이미 선언 가운데 “부활과 생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진정한의 의미의 “생명”은 “부활”을 통해서 얻어지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예수를 떠나서는 부활과 생명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예수께서 곧 부활이요 생명이 되신다. 그리고 예수께서 계신 곳에는 반드시 부활과 생명이 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언제나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경험 가운데 현존하는 영원한 생명의 실현체인 것이다. 이 진리가 나사로의 부활에 대한 표적에서 드러난 것이다. 또한 예수께서 종말론적 부활만을 고백한 마르다에게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라고 덧붙여 말씀하신 것은 자신이 예언된 메시야로서 “부활”과 “생명”을 부여하고 제공하는 유일한 근원임을 강조한 것이다.
예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선언을 통하여 자신이 정체성이 죽음과 상반되는 “부활”과 “생명”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라고 말씀함으로써 생명이 오직 자신에게 있음을 말하고 있다. 유대교의 위협에 직면한 요한공동체에게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5:29)라고 말했던 것을 죽은 나사로를 살리는 표적을 통해서 경험케 함으로써 믿음을 지키는 것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임을 보여준다.
6.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 14:6).
길과 진리, 그리고 생명 세 단어 모두 독특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선언에서 ‘길’은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는 말을 통하여 예수께서 하나님 아버지께 가는 길이라는 것을 가장 중심적인 사상으로 보여준다.
특히 배경사적 구조에서 살펴보면, 예수께서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1:29)으로서 출애굽적 유월절 희생양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고, 진리는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의 모습 가운데 충만한 진리(1:14)를 발견한다. “율법은 모세로 말미암아 주신 것이요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 것이라”(1:19)는 모세와 대립관계 의식 속에서 알 수 있듯이 요한복음은 출애굽 과정의 구도가 전체 배경 속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길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통로(전이)이기 때문에 ‘진리’를 모세(출애굽)와 연결한다면 길과 생명의 관계도 관련성이 있다. 마치 이스라엘이 출애굽 이후에 불과 구름의 인도로 가나안에 이른 것처럼 예수를 통해 아버지께로 나아갈 때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길과 진리와 생명은 모두 중요한 연관성을 갖는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선언은 예수의 십자가의 대속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구원의 통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즉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하여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예수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7. 나는 참 포도나무다(요 15:1,5).
예수께서 자신을 “참 포도나무”라 선언함으로써 하나님께서 돌보시는 백성이 이제 유대교에서 예수와 그의 제자들로 변경되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예수 자신이 아버지께 완전히 의존하고 있음을 통하여 포도원의 농부인 아버지와 독특한 관계성을 보여주고, 그의 제자들 또한 자신과의 관계성을 통해 열매 맺도록 하는 목적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농부이고 예수가 포도나무이기 때문에 예수와 연합한 자는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이므로, 포도나무 가지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포도나무에 계속 붙어 있으면서 뿌리에서 수분과 양분을 공급받아야 하듯이,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은 계속해서 예수 안에 거해야 한다. 이것은 믿음을 지킴으로 가능하고, 믿음을 지킨다는 것은 그의 말을 순종하는 것이다. 그리할 때 요한공동체는 유대교의 위협으로부터 승리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으로 영원한 생명을 공급받을 것이다.
지금껏 7개의 상징적인 에고 에이미(ἐγώ εἰμι) 선언을 살펴보았다. 이 선언들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첫째, 에고 에이미 선언은 종말론적이다. 요한복음은 처음에는 요한공동체에게 믿음을 강조했다(3장). 그런데 에고 에이미 선언을 통하여 “참 포도나무” 메타포에서는 열매를 강조하는 윤리 강령으로 나타난다(15장). 이는 요한공동체의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보여 진다. 요한공동체는 이제 믿는다고 고백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삶의 열매가 나타나야 한다. 이는 새로운 공동체 확장을 위한 강령일 것이다. 둘째, 에고 에이미 선언은 하나님의 계시이다. 에고 에이미 선언은 예수의 자기계시이지만 보내신 자의 계시이다. 예수를 통하여 하나님의 계시가 드러나고 있다. 계시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계시자(the revealer)는 계시되는 자(the revealed)와 같다. 그래야만 온전한 계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예수가 곧 하나님이시다. 셋째, 에고 에이미 선언은 예수에 대한 요한공동체의 배타주의(exclusivism)가 드러난다. 이는 요한공동체가 직면한 수사적 상황에서 연유한다. 요한공동체는 생존을 위한 방어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입장을 가장 과격한(radical)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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