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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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8 13:2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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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는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가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구속의 역사에 핵심이 되는 도시는 예루살렘이다. 만약 도시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보기 원한다면, 성경에 기록된 1100년의 예루살렘의 역사를 관찰하면 된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위해 우셨고(눅 19:41), 이 도시를 위해 기도하셨으며(마 23:37), 요한계시록 속에서 새 예루살렘에 대한 비전으로 신약성경을 끝마치고 있다. 이필찬 박사는 이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과 그 안의 성전은 잃어버린 에덴동산의 회복을 위해 세워졌다고 했다. 인류최초의 도시인 에덴동산은 하나님의 통치로 충만한 장소였다. 그러나 사단의 유혹을 받은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왕권에 도전하게 되었고, 인간은 본래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며, 결국 하나님이 세우신 최초의 도시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 뒤에 타락한 인간이 세운 도시들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본성을 갖게 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도시가 시날(Shinar) 평지에 세워진 바벨(Babel)이다(창 11:1-9). 그리고 실제로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도시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그 지역의 수호신들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알스본(출 14:2), 바알브올(민 25:3), 바알갓(수 11:7) 등의 도시들은 다 바알신의 이름들이며, 서부에 위치한 셈족 도시들인 바알라(수 15:9)는 남편 신 바알의 여성형으로 바알의 아내 이름이다. 인간의 도시들은 신의 아들을 자처하는 통치자들에 의해 백성들은 억압과 폭력에 시달렸으며, 우상숭배, 살인, 간음, 거짓맹세 등의 악이 난무했다(렘 7:9). 이렇게 타락한 인간의 도시는 요한계시록에서 바벨론으로 대표된다. 바벨론은 구약의 도시가 상징하는 모든 것들, 즉 권력(계 17:3-4), 부(계 18:13-17), 아름다움(계 17:2; 18:3)을 가지고 어린양과 새 예루살렘을 대적하는 큰 음녀로 등장하는데(계 17-18장), 그 가운데는 사단이 자리 잡고 있다(계 17:3-14).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에서 벗어나 타락한 인간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영적 실상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이렇게 바벨론으로 대표된 타락한 도시에 대한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반역과 타락으로 얼룩진 인간의 타락한 본성과 그들의 도시문화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새로운 도시를 세우실 것을 말씀하신다. 그것이 새 예루살렘이다. 사도 요한은 새 예루살렘의 영광과 그 아름다움을 성령의 감동으로 이렇게 표현했다. “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준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계 21:2) 바벨론이 비참한 멸망으로 끝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새 예루살렘에는 최고의 영광이 주어진다. 새 예루살렘은 타락한 도시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이며, 회복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이 에덴동산에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계획하셨던 하나님의 왕권과 임재가 충만히 드러나는 도시 삶, 하나님의 생명과 은총이 가득한 도시의 삶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already)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었고, 또한 지금(now) 모든 그리스도인의 영혼 속에 깊이 심어진 아직 이루지지 않은(not yet) 영원한 미래의 소망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제자들은 지금은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타락한 도시 문화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지만, 하나님에 대한 완전한 순종으로 세워질 온전한 도시의 문화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소망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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