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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을 받으라”(요 20:19~23)

김철용 목사(청주지방회장, 큰나무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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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1-03-08 11:26

본문

김철용목사.jpg

막달라 마리아가 안식 후 첫날 일찍이 아직 어두울 때에 예수님이 묻혀있는 무덤으로 갔습니다. 몇가지 이유에서 그 시간에 예수님의 무덤으로 간다는 것이 꽤나 어려운 일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유입니다. 지금처럼 가로등이 거리를 밝히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자 혼자서 무덤가를 찾는다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당시에 십자가의 처형을 당하신 상태라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가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 세 번이나 부인하였겠습니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 새벽미명에 무덤을 찾을 수 있었을까요?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제 인생에 제일 힘들었던 때를 꼽으라면 군대를 다녀온 직후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셔서 빚쟁이들을 피해 007 첩보영화 찍듯이 여관을 전전하셔서 저는 아버지 속옷을 전달하기 위해서 몰래 접선해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우울증에 불면증으로 아프셔서 집안일을 돌보실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제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 되니까 아침에 우유배달하고 그 당시에는 우유배달만 하는 게 아니라 낮에는 수금까지 하러 다녀야 했기 때문에 바빴습니다. 그러면서 과외를 5곳에서 하였습니다. 집안일도 많았고, 교회 일도 많았고, 학교에서도 학생회 일도 해서 바빴습니다. 그 와중에도 하루를 거르지 않고 밤에 교회 가서 기도하고 새벽에 또 가서 기도하였습니다. 

 

제가 힘들었을까요? 아닐까요?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을 꼽으라면 저는 그때를 꼽고 싶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성령님으로 충만했기 때문입니다. 성령 충만은 다름 아닌 예수님에 대한 사랑의 충만입니다. 성령 충만했기 때문에 남들이 볼 때 가장 힘든 시기가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기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막달라 마리아와 참 비교되는 한 장면이 오늘 본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19절입니다. 제자들이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모인 곳의 문들을 닫았습니다. 너무 두려웠던 것입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비교해보면 ‘참 못났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한편 예수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오셨습니다. 문을 여시고 들어오신 것이 아니라 그냥 벽을 뚫고 들어오셔서 그들 가운데 서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시공을 제한을 받지 않으시기 때문에 시간의 장애가 없고 장벽의 장애가 없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자들이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헛것을 보았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분명한 흔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손과 옆구리를 보이신 것입니다. 손에는 선명한 못자국이, 손바닥에 구멍이 뚫려있는 흔적입니다. 옆구리에는 로마 군인이 찌른 창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희미한 실루엣이 아니라 정확한 십자가의 못 박히신 육체의 모습으로 지금 서 계신 것입니다. 그리고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샬롬!’이라고 인사를 하신 것이죠. 샬롬은 개인적인 평안을 의미하는 작은 개념만이 아니라, 크게 하나님과의 화해를 통한 평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샬롬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샬롬이라는 말은 아무 일 없기를 바란다는 뜻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샬롬을 지키기를 원한다라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에 온갖 핍박과 환난을 다 받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샬롬을 온 세상에 전파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제자들이 잡히고 싶지 않아서 문을 닫아 걸고 숨어있었지만, 마가다락방에서 성령 받고 난 이후에 그들은 더 이상 감옥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감옥 안에서도 찬양을 부름으로 주님께서 명하신 샬롬을 지켜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샬롬을 전하는 것은 고사하고 내 마음의 샬롬을 지키는 것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몸이 아픈 사람이 치유를 받는 것이 샬롬입니다. 마음이 상한 사람이 위로를 받는 것이 샬롬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이 다시 일어서게 되는 것이 샬롬입니다.

그런데 이 샬롬을 우리에게 지켜가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지금은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과 절망 가운데 있습니다. 특별히 교회와 목회자들이 입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것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대면예배로 인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예배드리지 못하면서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소모임이나 식사 교제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성도들을 온전히 훈련시키기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코로나19의 탓을 교회로 돌리며,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그 어떤 시대보다도 부정적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입니다. 과연 예전과 같은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까 염려하고 걱정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성경본문의 제자들처럼 자꾸 움츠러들고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의 목사님들에게서 요즘 내 자신이 영적으로 침체가 되었고, 어떠한 사역적인 의지도 고갈되었다고 고백하시는 것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블루의 위기가 목회자들에게도 찾아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성령님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찾아오셔서,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힘든 시기에 우리 교단은 성령운동을 통하여 온 나라와 국민들에게 예수그리스도의 소망을 전했습니다. 

 

지금보다 교세는 터무니없이 적었고, 많은 교회들로부터 손가락질까지 받았지만, 성령 충만을 받고, 뜨거운 성령운동을 전개함으로 인해 온갖 기적과 능력이 나타나고, 결국 한국 4대 교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성령님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장 전도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모두들 낙심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이야말로 가장 전도하기 좋은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평안함을 잃어버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이때에 우리는 나아가서 담대히 전해야 합니다. 

“평안이 있을지어다.”


복음 전하기에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아마도 수가성여인이었을 것입니다. 남편을 다섯 번이나 바꾸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땡볕 내리쬐는 정오에 우물가에 물 길러 오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예수그리스도를 만나고, 최고의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우리 목회자들이 개선하고 개혁해야 하는 것이 만 가지는 되겠지만, 가장 우선적이고 시급한 것은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 것입니다.

성령의 충만함이 우리에게 자유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함이 있느니라”(고후 3:17)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물질로부터의 자유, 사람으로부터의 자유함, 환경으로부터의 자유함, 유혹으로부터의 자유함 등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주의 영이 있는 곳에 이 자유함이 임하는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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