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 (출 4:10~11, 고후 11:30)
김재호 목사(농아선교위원장, 지구촌농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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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13: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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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각, 언어장애인(농아인) 교회를 섬기고 있는 목회자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청각장애인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작성된 설교인지라 혹시라도 비장애인이 보기엔 약간 상이 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얼마 전 청각장애인들이 SNS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우리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요.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수어라는 언어를 써요. 우리 중에는 직접 말을 하는 이들도 있어요. 그들은 직접 듣기 위해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끼기도 해요. 우리는 장애인이지만 우리의 참여나 동의 없이 우리를 위해준다며 대신 함부로 결정을 내리지 마세요. 인격을 가진 똑같은 사람이니 서로 존중해 주세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대로 살아도 행복합니다.” 라는 글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흔히 노인, 여성, 장애인을 사회적 약자라고 부릅니다.
성경에서 사도바울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 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약한 것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 살펴보고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여호와는 약한 자를 들어 써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광야에서 양을 치고 있는 모세를 찾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러자 모세는 하나님께 고합니다.
“하지만 주님, 저는 말을 잘 할 줄 모릅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주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시는 지금도 저는 말을 잘 할 줄 모릅니다. 저는 말을 느리게 할 뿐만 아니라 훌륭하게 말하는 법도 모릅니다.”(출 4:10)라고 말하며 완곡히 거절을 합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애굽 바로의 궁전에서 왕의 딸 공주의 아들로 영광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항상 자신은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 이스라엘 자손이라는 자긍심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동족 이스라엘 사람이 애굽 사람에게 무시 받고 학대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현장에서 애굽 사람을 죽이고 시신은 몰래 유기하였습니다.
나중에 오히려 도움을 준 이스라엘 백성에 의해 애굽 사람을 죽인 후 시신을 유기한 사실이 밝혀지자 모세는 도주하여 광야를 유리 방황하다가 제사장 이드로의 도움으로 그의 딸과 결혼하고 양치는 목동으로 살며 어느덧 40여 년이 흘렀습니다.
모세는 동족의 배신으로 애굽 왕궁에서 도망쳐 나오면서 극심한 분노와 모멸감, 도망자로서 가지게 된 두려움과 불안에 의해 공황장애가 생겼습니다. 대중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사회공포증, 군중공포증이라는 심리적 장애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세 자신이 이러한 상태다 보니 하나님의 명령을 완곡히 거절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자신이 택한 사람과 합심하여 선을 이루시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부르시고 약한 것을 강하게 하시고 미약한 데서 창대케 하여 영광 받으시기를 즐거워하십니다.
말도 잘 못하고 재능도 없다며 거절하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가 사람의 입을 만들었느냐? 누가 말 못하는 자를 만들고, 듣지 못하는 자를 만드느냐? 누가 앞을 보는 자나 앞을 보지 못하는 자를 만드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나 여호와가 의도적으로 청각, 언어장애인 그리고 시각장애인이 되도록 하였다.” 라는 말입니다. 그러고서 말미에 그렇게 창조한 이가 “.....나 여호와가 아니냐?” 라고 하시면서 의도적으로 장애인을 창조한 것임을 강조하셨고 이를 자랑스럽게까지 여기신다는 것입니다.
당시 약해진 모세를 택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어내는 위대한 역사를 이루게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비록 나는 약하고 능력이 없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아멘으로 순종하고 믿음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시는 것입니다.
2. 예수님은 내려놓음을 통해 약한 것을 자랑하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후서 11장 30절에서 “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바울 이전의 사울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사도행전 22장 3절에 “나는 유대인으로 길리기아 다소에서 났고 이 성에서 자라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우리 조상들의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았고 오늘 너희 모든 사람처럼 하나님께 대하여 열심이 있는 자라”고 했습니다. 또한 사울은 로마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며 유대교의 열성 당원으로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고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사울이 교회와 예수 믿는 자들을 잡아 가두러 다메섹으로 내려가던 중에 홀연히 하늘로부터 둘러 비추는 빛을 보고 놀라서 땅에 엎드렸습니다.
그러자 음성이 들리며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주여 뉘시니이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이에 사울은 충격을 받았고 직후 눈이 멀어 사흘동안 보지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아니하다가 아나니아라는 제자의 안수를 받고 눈을 뜨게 되자 ‘즉시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전파’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 사도 바울로 변화됩니다.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빌 3:8)라고 하면서 오직 예수님만을 높이고 찬양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망설임 없이 포기하고 내려놓았습니다. 그런 다음 자랑하기를 ‘부득불 자랑한다면 나의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은 바울이 ‘내가 날마다 죽노라’ 라는 고백처럼 끊임없는 자기포기와 내려놓음의 결과로서의 고백이며 약한 데서 온전하여진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체험한 진솔한 신앙고백인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몸에 있는 병들이 낫기를 간구하였으나 하나님은 육체의 가시를 그대로 두도록 하셨습니다. 그 또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당시 바울이 지니고 있던 질병은 뇌병변(간질) 시각장애(약시) 만성두통 세 가지로 이 중 두 가지만 해도 우리나라 법정 장애인으로 등록된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장애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쓰임 받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엄청난 육체적인 아픔과 고통을 지니거나 통과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비워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바울은 비움을 약한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은 비고 비인 마음에 성령과 은사로 채워주십니다.
우리 교단은 오순절 장자 교단입니다. 오순절 날 마가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여 성령충만함을 받아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이 전파되고 교회가 세워진 것을 오순절교단의 설립기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사정은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졌고 선거로 인하여 여론은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4장 3절로 4절에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라고 권고합니다.
우리는 모세처럼 ‘나는 말도 잘하지 못하는 무익한 사람’이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이사야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회개해야 합니다. 바울처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손을 높이 들고 주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 길만이 성령충만으로 내가 살고 교회가 살고 우리 교단이 살고 우리나라가 더욱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이루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낮아지고 약한 것들이 오히려 하나님께 쓰임 받는 도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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