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아들 시몬아 (요 21:15~17)
나경오 목사(서울중부지방회 증경회장, 순복음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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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10:20관련링크
본문
어느날 새벽에 본문 말씀을 묵상하는데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더니 갑자기 악상이 떠올랐습니다. 본문 말씀이 가사가 되어 춤을 추기 시작했고, 저는 그 즉시 오선지에 옮겨 곡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라는 제목에 곡을 붙였습니다. 이 곡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더 사랑하느냐 / 주님 그러하나이다 주님 그러하나이다 /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아시나이다”
사실 이 곡은 설교할 때 말씀과 함께 부르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이 찬양을 듣거나 따라 부를 때는 음정이 높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여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가사 내용이 오늘 본문에 있는 말씀을 사용하였기에 찬양 가사는 아주 가깝게 와닿습니다. 곡조는 생소해도 찬양 가사는 우리가 잘 아는 말씀이므로 은혜가 되고 기도가 됩니다.
이 곡을 만들 때 이런 깨달음과 은혜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답하는 베드로의 마음이 나의 영혼 깊숙한 곳까지 느껴졌습니다. 베드로가 그 만남 이후에 왜 그토록 완전히 달라졌는지, 왜 그가 예수님이 약속하신 성령을 그토록 기다렸는지, 왜 그가 성령 충만하여 능력있게 복음을 전하였는지, 왜 그가 순교하기까지 일관되게 끝까지 복음 전파에 앞장섰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베드로에게 일어난 놀라운 변화와 극적인 경험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라고 부르시는 그 순간부터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시몬’이라는 이름으로 종종 부르셨지만, ‘요한의 아들 시몬’이라고 특별히 호칭하신 것은 갈릴리 해변의 그 날 그 상황 그 순간에 베드로에게는 매우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15절)
베드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던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원래의 이름인 ‘시몬’도 아니고 ‘요한의 아들 시몬’이라고 부르셨는데 그것도 세 번씩이나 ‘요한의 아들 시몬’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이 호칭은 분명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자기를 부르는 그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나는 누구였던가’‘나는 어떤 사람인가’‘나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예수님은 베드로가 ‘지금 누구인지’‘어제까지 누구였는지’에 대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셨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자신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대해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은 ‘어제의 베드로’가 아닌, ‘오늘의 베드로’를 만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 순간 모든 것이 리셋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요한의 아들 시몬’이었던 때로부터 새로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마음을 그 순간부터 새로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믿음을 새로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열정을 새로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항상 우리를 새로 시작하게 하십니다. 그동안의 모든 실수도 과오도 다 클리어해 주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십니다. 예수님은 마치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우리를 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무 일도 없는 상태’로 만들어 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언제나 새로 만나주십니다. 지나간 삶의 곳곳에서 받았던 상처도 치유해 주시고, 기억 속에 아물거리는 모든 아픔까지도 다 치유해 주시며 완전히 새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이름을 이렇게 세 번씩이나 부르실 때, 베드로는 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씩이나 물으실 때, 베드로는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고 확인하면서 심장이 터질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 장면은 베드로의 심장박동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느껴질 정도로 압권입니다. 본문에서 느껴지는 베드로의 사랑 고백은 횟수가 더해 갈수록 더 커져만 갑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15절)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16절)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17절)
예수님의 사랑은 베드로의 사랑 세포를 살아나게 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베드로를 설레게 하고 그의 가슴을 다시 떨리게 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항상 우리를 떨리게 하고 설레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사랑은 ‘먼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요일 1:9)
하나님의 ‘먼저 사랑’은 ‘십자가 사랑’이기 때문에 떨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먼저 사랑’은 하나님의 눈도 빼주고 하나님의 심장도 내주신 사랑이기 때문에 설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그 사랑은 우리의 심장이 저절로 반응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나는 베드로의 떨리는 사랑 고백과 설레는 마음을 느끼며 오늘 본문을 가사로 해서 만든 곡인 “요한의 아들 시몬아”를 종종 노래합니다. 이 곡을 찬양할 때마다 주님의 은혜와 그 사랑이 감사해서 눈물이 납니다. 몇 번이고 부르고 또 부르면서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초봄에 피어났던 꽃들이 지고 나면 새로운 꽃들이 다시 피어나듯이 주님을 향한 설렘은 노래를 부를 때마다 계속해서 마음 켠켠히 설렘으로 피어나는 은혜가 있습니다.
베드로는 갈릴리의 바닷가에서 이제 두 번째 콜링을 받습니다. 그는 예수님께로부터 첫 번째 부름을 받은 이후로 다시 두 번째 부름을 받습니다. 이 두 번째 부름은 이전의 첫 번째 부름과는 다른 느낌과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내 어린 양을 먹이라”(15절) “내 양을 치라”(16절) “내 양을 먹이라”(17절)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처음 만나셨을 때도 갈릴리 해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바닷가를 다니시다가 베드로와 그의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 5:19)
베드로의 첫 번째 부르심도 극적이고 즉각적이며 흥분되는 사건이었지만, 베드로의 두 번째 부르심은 더 극적이고 더 즉각적이며 더 흥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베드로의 눈은 주님을 향하여 애절하였고, 베드로의 입은 너무 간절해서 말라붙었으며, 베드로의 얼굴은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근심으로 가득찰 정도였습니다.
베드로는 이 사건을 통하여 사역자로 다시 태어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앞으로 어떻게 죽을지에 대해서도 계속 말씀을 하시면서 “나를 따르라”고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18,19절)
베드로는 이제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베드로에게 타오르는 주님을 향한 사랑의 불꽃은 그가 순교하는 자리에 갈 때까지도 꺼질 줄 몰랐습니다. 베드로는 완전히 새로 태어났습니다.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처럼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사역자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
예수님은 ‘요한의 아들 시몬아’하시며 베드로를 찾아오시듯이, 지금도 나의 이름을 부르시며 찾아오십니다. 내가 방구석에 쪼그리고 있을 때도 찾아오시고, 어느 변두리 한적한 곳에 숨어있을 때도 찾아오시며,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나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나의 모든 것을 리셋 시켜주십니다. 나를 ‘아무 일도 없는 상태’로 만들어 주셔서 새로 시작하게 하십니다. 주님은 나를 처음 만난 것처럼 대해주시고 사랑을 부어주셔서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설레게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마음에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셔서 행복한 사역자로 다시 태어나게 하십니다. 오늘도 나를 찾아오셔서 나의 이름을 부르시는 주님께 사랑의 떨림과 설렘으로 고백하고 찬양하며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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