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국제신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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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10:3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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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TV 퀴즈프로그램에서 ‘최근 기업 임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MZ세대의 3요주의보, 납득이 돼야 업무 지시를 받아들이는 MZ세대의 특성을 담은 질문 세 가지는?’이라는 문제가 나왔다. 정답은 ‘이걸요? 제가요? 왜요?’였다. 이는 위계질서와 상급자에 대한 순종을 미덕으로 여겼던 기존의 방식과 질서에 이의를 제기하며 도전하는 MZ세대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압적인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해와 납득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에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호에서는 신약 성경에서 나온 순종에 대한 원어적 의미를 살펴보려고 한다.
신약 성경에서 ‘순종, 순종하다, 복종하다’를 뜻하는 단어는 헬라어 동사 휘포탓소(ὑποτάσσω), 휘파쿠오(ὑπακούω)와 휘파쿠오에서 파생된 명사 휘파쿠에(ὑπακοή)이다. 휘파쿠오는 ‘아래에, 의해서’라는 의미의 전치사 휘포(ὑπο)와 ‘듣다, 귀 기울이다’의 의미의 동사 아쿠오(ακούω)가 결합 된 합성어로서, ‘아래에서 듣다, 주의 깊게 듣다, 순종하다, 복종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휘포탓소 또한 휘포에 ‘배열하다, 지정하다’의 의미 동사 탓소(τάσσω)가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순종은 ‘누군가의 아래에서 말을 듣고 따른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성경에서 순종의 모범을 보여 주신 분은 바로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까지 부모님께 순종하고 가업을 이어받아 가족을 부양하셨다. “예수께서 함께 내려가사 나사렛에 이르러 순종하여(휘포탓소) 받드시더라 그 어머니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두니라”(눅 2:51). 무엇보다도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사람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어야 하는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셨다(빌 2:8). 고난을 통과하시고 말씀에 순종하심으로 구원의 근원이 되신 것이다.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휘파코에)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휘파쿠오)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고”(히 5:8-9).
하나님은 온전히 순종하신 예수님에게 만물을 복종케하는 권세를 주셨다.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두셨다(휘포탓소) 하셨으니 만물을 아래에 둔다(휘포탓소) 말씀하실 때에 만물을 그의 아래에 두신(휘포탓소) 이가 그 중에 들지 아니한 것이 분명하도다 만물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실(휘포탓소) 때에는 아들 자신도 그 때에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신(휘포탓소) 이에게 복종하게 되리니(휘포탓소) 이는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고전 15:27-28). “그는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휘포탓소) 하실 수 있는 자의 역사로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빌 3:21).
이 말씀대로 예수님은 자연현상뿐만 아니라 영적인 영역까지 복종시키셨다. “그 사람들이 놀랍게 여겨 이르되 이이가 어떠한 사람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휘파쿠오) 하더라”(마 8:27). “다 놀라 서로 물어 이르되 이는 어찜이냐 권위 있는 새 교훈이로다 더러운 귀신들에게 명한즉 순종하는도다(휘파쿠오) 하더라”(막 1:27). 이런 능력이 나타난 이유는 하나님이 순종하신 예수님을 지극히 높여 그 이름 앞에 모든 만물이 복종하게 하셨기 때문이다(빌 2:9-11). 결론적으로 성경은 우리가 두렵고 떨림으로 예수님께 순종하여 구원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휘파쿠오)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
바울은 복음을 선포하는 사도로서, 이방인과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순종하게 만드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았다(고후 10:5-6, 롬 15:18). 그는 로마서의 궁극적인 목적, 즉 모든 사람이 믿어 순종하게 하는 것을 로마서 앞뒤에 수미상관법으로 배치했다(롬 1:5, 16:26). 또한 순종이 믿음의 참 증거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도들의 삶이 변화되는 모습을 매우 기뻐했다. “너희의 순종함이(휘파코에) 모든 사람에게 들리는지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로 말미암아 기뻐하노니”(롬 16:19).
우리가 순종해야 할 영역과 대상은 무엇일까? 성경은 먼저 세상의 권세에 복종하라고 말씀한다(딛 3:1).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휘포탓소) …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 부모(엡 6:1, 골 3:20), 부부(엡 5:22), 윗 어른(벧전 5:5), 주인(엡 6:5, 골 3:22) 등 서로의 인간관계에서 피차 복종하여 주님 안에서 조화를 이루라고 권면한다.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휘포탓소)”(엡 5:21).
누구에게 순종하느냐에 따라 그 삶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너희 자신을 종으로 내주어 누구에게 순종(휘파코에)하든지 그 순종함을 받는(휘파쿠오) 자의 종이 되는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혹은 죄의 종으로 사망에 이르고 혹은 순종의(휘파코에) 종으로 의에 이르느니라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너희가 본래 죄의 종이더니 너희에게 전하여 준 바 교훈의 본을 마음으로 순종하여(휘파쿠오) 죄로부터 해방되어 의에게 종이 되었느니라”(롬 6:16-18). 원래 죄의 종이었던 사람은 영원한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지만, 복음에 순종하면 죄로부터 해방되어 의의 종으로 거듭난다. 또한 하나님은 순종하는 사람에게 성령 충만을 주신다.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요 하나님이 자기에게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러하니라 하더라”(행 5:32). 그리고 마귀와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휘포탓소)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 이처럼 순종은 사람을 마귀와 죄의 종에서 벗어나게 하여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킴으로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게 하고 사랑의 교제를 하게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큰 유익을 누릴 수 있다. MZ세대를 비롯한 세상 사람들 모두가 참된 순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는 항상 주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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