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국제신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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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8 10:0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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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살전 5:18). 하지만 우리는 삶 속에서 감사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종종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성경에서 말하는 감사의 원어적인 의미를 통해 감사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구약성경에서 감사로 쓰인 단어는 ‘야다’(יָדָה)이다. 이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는 ‘인정하다, 고백하다’이다. 이 단어는 개인이나 공동체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할 때 사용되었다.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야훼께 자복하리라(야다)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시 32:5). “내가 이같이 말하여 기도하며 내 죄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자복하고(야다)”(단 9:20). 또한 이 단어는 구원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고백으로도 사용되었다. “이러므로 야훼여 내가 모든 민족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야다) 주의 이름을 찬양하리이다”(삼하 22:50). “할렐루야 야훼께 감사하라(야다)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 106:1).
야다의 명사형 단어인 ‘토다’(תּוֹדָה)는 ‘감사, 고백’ 등의 의미로써 화목제를 드릴 때 주로 사용되었다. “야훼께 드릴 화목제물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만일 그것을 감사함(토다)으로 드리려면 기름 섞은 무교병과 기름 바른 무교전병과 고운 가루에 기름 섞어 구운 과자를 그 감사(토다)제물과 함께 드리고 또 유교병을 화목제의 감사(토다)제물과 함께 그 예물로 드리되”(레 7:11-13). “감사로(토다)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시 50:20). 이처럼 감사는 죄용서의 은혜와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한 사람의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신약성경에서 감사로 쓰인 단어는 ‘유카리스테오’(εὐχαριστέω)이다. 이 단어는 대부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때 사용되었다. 이 단어의 어근 ‘카르’(χαρ)는 ‘은혜’를 의미하는 카리스(χάρις)와 ‘기쁨’을 의미하는 카라(χαρά)의 어근과 같다. 따라서 유카리스테오는 ‘매우’라는 뜻의 부사 유(εὖ)와 카리스(χάρις)의 합성어로 은혜가 매우 풍성한 상태를 뜻한다. “이는 모든 것이 너희를 위함이니 많은 사람의 감사로(유카리스티아) 말미암아 은혜(카리스)가 더하여 넘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고후 4:15). 감사는 말뿐인 형식적인 감사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은혜로 가득 찬 감사가 되어야 한다.
또한 감사는 환경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 성경에서 감사가 언급되는 상황을 보면 구원에 대한 감사도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하나님을 믿음으로 먼저 감사를 드리는 모습이 나온다.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 갇힌 극한 상황에서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나는 감사하는(토다)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나의 서원을 주께 갚겠나이다 구원은 야훼께 속하였나이다 하니라 야훼께서 그 물고기에게 말씀하시매 요나를 육지에 토하니라”(욘 2:9-10). 예수님도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기적을 일으키시기 전에 먼저 감사를 하셨다. “예수께서 떡을 가져 축사하신 후에(유카리스테오) 앉아 있는 자들에게 나눠 주시고 물고기도 그렇게 그들의 원대로 주시니라”(요 6:11). “돌을 옮겨 놓으니 예수께서 눈을 들어 우러러 보시고 이르시되 아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유카리스테오)”(요 11:41).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제자들과 마지막 성만찬에서도 ‘감사 기도’(유카리스테오)를 하셨다.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유카리스테오)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마 26:27).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유카리스테오)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고전 11:23-24). 성찬은 영어로 Eucharist(유카리스트)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예수님의 감사 기도(유카리스테오)에서 유래된 것이다. 즉, 성찬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과 한 몸이 되는 예식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서신서에서도 감사가 먼저 언급된다(롬 1:8; 엡 1:15; 골 1:3; 빌 1:3; 살전 1:2; 살후 2:13). 심지어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많은 문제를 다루기 전에도 먼저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카리스)로 말미암아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노니(유카리스테오)”(고전 1:4). 그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감사할 것을 권면했다.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유카리스테오)”(골 3:17). “기도를 계속하고 기도에 감사함(유카리스티아)으로 깨어 있으라”(골 4:2).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유카리스티아)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감사는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믿음의 자세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구원의 은혜에 마땅히 감사해야 한다. 더욱이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라도 먼저 믿음으로 감사를 해야 한다. 환경에 상관없이 하나님께 감사하면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이다. 모든 상황에서 은혜로 가득 찬 감사를 드리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를 은혜로 인도하셨고 앞으로도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면서 진정한 감사의 의미를 되새겨 넘치는 감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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