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목사 고법 선고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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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7 14: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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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재산을 횡령해 카지노에서 탕진한 혐의로 1심에서 4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었던 박성배 목사에 대한 2심 선고가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에서도 1심의 선고는 정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오히려 죄가 가볍다며 3개월을 추가하여 4년 9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2심에서 감형 없이 가중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죄질이 나쁘고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판단했다.
선고 당일 판사는 피고인 박성배 목사에 대해 엄중하게 질타했다. 흔히 양형이유를 설명하고 선고하지만 이날 판사는 작심하듯 설교했다. 성직은 특권이 아니며 종교를 불문하고 성직자는 스스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피고인은 교인들이 땀 흘려 한 푼 두 푼 모아 제단에 바친 하나님의 제물을 빼돌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인간의 법정에서 선고 받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앞으로 신의 법정, 양심의 법정이 남아 있으니 자신을 성찰하라고 훈계했다.
박성배 목사의 사건은 단순히 한 사람의 부도덕 해이가 빚은 참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분노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끝내서도 안 된다.
이번 사건은 교단의 수치고, 우리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교단의 총체적 부실 운영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2심 판결문에서 기하성교단은 특정인이 정치적으로 장악해서 사금고처럼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 간 총회장을 역임하면서 재단법인, 신학교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교단의 중대한 현안들은 공식기구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집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선실세들에 의해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회의록 서류들은 지시에 의해 작성되고, 위조되어 행사됐다. 특히 총회가 기하성교단의 공기관임에도 재정운영은 철저히 공식 계좌가 아닌 수많은 차명계좌로 송금되어 교단 재산이 줄줄 새나갔다. 재판부가 지적한 대로 증거를 교묘하게 꾸며, 기하성 자금을 임의로 빼내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다. 한 마디로 총회를 사유화한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정치권력이 한사람에 집중되고, 행정시스템이 공공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정치권력을 분산시키고,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교단 현안들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집행되고, 반드시 사후 공지되어야 한다.
또한 총회 재정은 차명계좌가 아닌 공식계좌로 송금되어야 하며, 정치적 비선실세는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이제 총회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적 계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교단 헌법에 근거해서 적법하게 모든 현안들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하성총회가 새롭게 개혁되고, 정상화 되기를 바란다.
진정으로 개혁하려면 이 사건을 철저히 규명해서 뼈아픈 자성과 함께 정상화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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