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번제물로 드립니다
시인 임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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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1 10:4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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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번제물로 드립니다.
더러운 죄의 가죽을 벗어
모두를 태워 번제로
하나님께 이렇게 올려 향기로 드립니다.
남을 흉보고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고
먹지 말아야 할 것은 먹은 입과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보고
남에게 흘긴 두 눈을
잘난 척해서 길어진 긴 목
부정한 것을 만진 손
세상과 친구가 된 나의 발과 다리
남을 사랑하지 않고 먹을 것 욕심 부려
나의 배를 채운 창자를
다 씻어서 불에 태워 드립니다.
나의 모든 것을 각을 떠서
불에 태워 이 시간 드립니다.
나의 성결된 정결한
신부의 모습을 주님께 드립니다.
나의 모든 것이 당신께
열납되기를 원합니다.
이제는 예전의
나의 모습이 아닌
나의 모습을
하루하루 삶을
당신께 초점을 맞추고
당신께 남김없이 드리겠습니다.
약력/ 한울문학 등단, 시집 '하늘빛 풍경', 국제성막훈련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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