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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의 뜰

바람처럼 섬광처럼

시인 조규화 목사

페이지 정보

18-12-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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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화 목사.jpg

 

달린다

나는 달린다

시큰거리고 절룩거려도

힘껏 끌고 밀고 맴돌아 아우르다

휘영청 달빛 고요 입에 물고

멈출 수 없는 바람처럼

나는 달린다

나뭇가지 잎에 앉아 노닐며

염장 지르던 저 영롱한 달이

심장에 박혀 혓바닥 이글거리고

번뜩이며 때로 휘파람 소리내는데

혹시나, 떠나갈까

지레 움츠린 탄식 거두고 또다시

가슴에 찍힌 지문 싸매고

수런거리는 빛의 축제 속으로 걸어가

알몸에 달빛 한 줌 뿌려

벼랑 타고 가시덤불 헤치고

나는 달린다

설령 닿지 못할 황량한 길일지라도

갈기 세운 조랑말처럼 숨막힐 듯

나는 달린다

날카로운 섬광 꽁지 밟고

가장 목마른 상사화인 양 달무리에 매달려

달그늘 몽땅 재끼고 열병 깊은 사막의 폭풍처럼

멈출 수 없는 바람처럼

나는 달린다

 

 

시인 조규화 목사

 

-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회원

-열린시학 발행인

-새한국문학회 수석부이사장

- 김소월문학상, 한국참여문학상 외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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