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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길 > 명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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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길 > 명사칼럼




김승수 전주시장 | 진정한 아동친화도시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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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자 작성일17-09-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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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ungsoo.jpg좋은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늘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입니다. 관광객들을 위해 해마다 새로운 건물을 짓고 화려한 쇼핑몰을 갖추고 맞춤형 하드웨어를 짓는 도시, 그런 도시가 좋은 도시일까요? 좋은 도시로 일컬어지는 도시들을 보면 오히려 반대입니다. 파리를 가도, 로마를 가도, 교토를 가도 그들은 자신들 본래의 모습을 지키면서 무심하게 일상을 살아갑니다. 바로 그것이 그 도시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매력입니다. 그렇다고 좋은 도시가 한 자리에 정체되어 있는 도시라는 뜻은 아닙니다. 외형적인 모습은 그대로지만 내부는 끊임없이 새로운 에너지로 변화하고 창의적으로 발전해 갑니다. 겉은 변한 것이 없어도 도시를 거닐면 역동적이고 충만한 기운이 전해져오는 도시, 바로 그런 도시가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다녀온 스위스의 도시들도 그러했습니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해마다‘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 2위’를 다투는 수도 취리히는 10년 전의 모습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연방국가인 스위스는 지자체의 권한을 침범하지 않고 존중해 줍니다. 주민의 참여도를 높이고 자발적인 공동체 생활을 꾸려가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목마르게 꿈꾸는 자립과 주민공동체가 이미 실현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내가 이 도시의 시민인 것이 자랑스럽다”면 그 도시는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취리히 시민들은 소득의 50% 이상을 세금으로 내지만, 그 세금이 타인의 복지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쓰이는 것에 동의합니다. 시민과 지자체간 사회적 합의가 지켜지고 적극적인 정책 참여로 이어집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이상(理想)으로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이미 스위스 도시들에서는 진행형이거나 완료형입니다.


제가 눈여겨본 아동정책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스위스에서 아동의 참여 유형은 매우 다양합니다. 청소년위원회, 워크숍, 아동컨퍼런스, 설문조사, 각 학교별 위원회 등 형식과 내용이 다채롭고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동, 부모, 전문단체, 행정부, 정치계 인사들이 하나의 망으로 연결돼 있어서 아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내고 해결하는 장치 역할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점은 ‘어른들의 아동화’였습니다. 어른들의 시각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입니다. 리헨 시청을 방문했을 때 비치된 팸플릿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팸플릿에는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 구멍의 높이는 1미터 20센티미터였습니다. 아이들의 평균적인 눈높이인 1미터 20센티미터에 맞춰서 팸플릿을 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과 관련된 현장작업을 할 때 반드시 팸플릿의 구멍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로 현장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말로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강조하면서도 실행하는 데는 인색했던 우리의 변명을 일거에 일소시키는 신선한 기법이었습니다.


스위스는 큰 도시라고 해도 인구가 2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기에 이러한 섬세한 접근이 가능할 것입니다. 과연 66만 도시 전주에서도 이러한 접근방식이 가능할까 고민해봤습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놀이터는 아이들이 놀기에 잘 구성되어 있는지,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흥미롭고 친근한 이름인지, 매일 접하는 등하굣길은 정말로 안전한지, 학교 앞 교통신호등 주기는 적당한지, 마음의 눈높이를 1미터 20센티미터로 낮추어서 바라본다면 눈에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지난 7월, 전주시는 유니세프가 인증하는 아동친화도시가 되었습니다. 아동친화도시의 첫걸음은, 작지만 근본적인 ‘높이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눈과 마음의 높이를 1미터 20센티미터로 낮추는 것. 아동친화도시의 마법은 바로 거기에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위대한 업적도 마음을 다한 섬세한 출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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