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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설교의 흐름(Ⅱ) > 조지훈 교수의 설교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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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교수의 설교로의 초대

현대 설교의 흐름(Ⅱ)

페이지 정보

23-12-26 16:02

본문

  

설교 언어는 명확하고 명쾌해야

설교자의 정확한 언어 통해 성경의 진리 청중에게 전달돼

직유나 은유는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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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라면 누구나 은혜로운 말씀을 전하길 소망한다. 그러나 설교를 준비하고 전달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성경에 대한 깊은 묵상과 연구, 철저한 원고 준비, 준비된 원고의 정확한 전달 등등 설교에는 다양한 활동들이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설교 이론과 방법론이 계속해서 연구되고 개발되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교 이론을 소개하고 설교 방법론을 제시하는 글을 연재한다. 목회 일선에서 오늘도 설교 준비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설교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3. 전통적인 설교학이 제시하는 설교의 언어

 

전통적인 설교학에서 설교의 목적은 청중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그 말씀대로 살도록 설득하는 것이었다. 이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설교자는 성경 속에 숨겨진 진리를 발견해서 청중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설교학에서 제시하는 설교의 내용은 하나님의 진리 또는 청중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진리이다. 설교의 내용이 되는 진리는 객관적이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으로부터 케리그마나 계시로 설교자에게 새롭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로즈, 하나님의 말씀과 대화 설교, 48-49). 설교자가 성경 속에 감추어진 진리를 잘 발견하고 그것을 청중들에게 잘 소통한 설교야말로 성공적인 설교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설교학의 설교 언어 이해는 이 설교학이 제시하는 설교의 목적과 내용에 깊이 관련되어있다. 전통적인 설교학을 대표하는 브로더스는 명확성과 명쾌함을 설교 언어의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았다. 명확성과 명쾌함을 성경 속에서 발견된 객관적인 진리가 고스란히 청중들에게 전달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품이 파손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잘 전달되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런 명확성과 명쾌함을 통해 설교자는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청중들이 오해하거나 곡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설교자들은 자신이 깨닫고 생각한 바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로즈에 의해 전통적인 설교학자로 분류되는 제임스 콕스 역시 설교 언어와 관련해 설교자의 표현의 명확성은 [청중들의] 이해의 명확성을 결정한다.”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전통적인 설교학자들은 직유나 은유와 같은 수사적인 표현들은 설교의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때만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말하기나 글쓰기에서 청자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비유는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자 장치이다(한승원,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서울: 문학사상사, 2002). 또한 화자나 저자가 자신의 뜻을 보다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비유 중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것이 직유법과 은유법이다. 직유법은 원래 말하고자 했던 대상을 설명하기 위해 비유가 되는 대상을 가져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해서 무엇은 무엇과 같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가르시고 애굽 군대로부터 그들을 구원해주신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 중에 깊은 물이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돌처럼 깊음 속에 가라앉았도다”(15:5)라는 내용이 있다.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홍해 가운데 애굽 군대를 수장시킨 내용을 노래하면서 애굽 군대가 돌처럼깊음 속에 가라앉았다고 노래한다. 애굽 군대가 돌이 아니지만, 그들을 돌 같다고 표현하면서 돌이 물 아래로 깊이 가라앉듯이 애굽 군대가 물속으로 완전히 수장된 것을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직유법은 하나의 문장 속에 원래의 생각비유가 동원된 생각이 어우러져서 글이나 말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직유법에는 원래 내용과 비유가 동원된 생각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필요한데, 그 고리로 처럼’, ‘듯이’, ‘같이’, ‘듯싶다’, ‘마냥’, ‘인 양등이 사용된다. 직유법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원래의 생각과 비유가 동원된 생각 사이에 반드시 같거나 비슷한 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의 찬양에서 애굽 군대와 돌의 비슷한 점은 모두 물 속에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한편 은유법은 직유법과는 다르다. 은유법은 직유법에서 사용하는 연결고리를 생략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직유법에서 무엇은 무엇과 같다라고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은유법은 무엇은 무엇이다라는 형식으로 좀 더 단순하게 표현한다. 은유법이 자주 등장하는 성경의 책은 아가서이다. 아가서 21절은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라고 표현되어있다. 아가서의 신부는 자신을 사론 평화를 뒤덮은 수선화와 백합화라고 말한다. 자연에 핀 화려한 꽃들을 통해 자신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은유법으로 쓰인 아가서 21절을 직유법으로 바꾸면 나는 사론의 수선화 같고 골짜기의 백합화같다라고 할 수 있다. 두 표현이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아가서 21절에 대한 은유법 표현과 직유법 표현을 비교해보면 은유법은 직유법보다 더 강한 느낌이 있다. 또한 은유법 표현은 같다라는 연결고리가 생략되어있기 때문에 더 산뜻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은유법을 사용하는 표현은 직유법을 사용하는 표현보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표현하려는 대상과 비유의 대상이 서로 잘 연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은유법을 사용하는 경우 은유법 표현을 둘러싼 내용들이 이 표현을 잘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화자나 저자가 왜 그런 표현을 썼는지 청자나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내 마음은 호수다.”라는 표현을 놓고 보면 이 표현 전후에 이에 대한 부가 설명이 없다면 도대체 화자나 저자가 자신의 마음을 호수라고 표현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이렇듯 직유법과 은유법은 화자나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말하는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나 저자가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내용을 적절한 대상에 빗대어 말하지 않을 경우 그 내용을 듣거나 읽는 사람들은 화자나 저자의 원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전통적인 설교학자들은 필요한 경우 이외에 직유법이나 은유법 사용을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이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설교학에서의 언어 이해는 다음과 같은 전제를 가지고 있다. “언어는 진리를 전달할 수 있으며, 언어가 명확하기만 하다면 이를 통한 의사소통 과정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로즈, 50). , 설교자가 자신이 성경에서 발견한 진리를 정확한 언어를 사용해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이렇게 전달된 진리를 통해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언어가 객관적인 진리를 붙잡아서 회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로즈,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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