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설교의 흐름(ⅩⅩⅩⅣ)
조지훈 교수(한세대학교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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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09 09:3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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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납적 설교학’의 주창자 프레드 크레독
영어권 12대 설교자 중 하나로 선정돼
설교의 문자적 특성과 구술적 특성 강조해

설교자라면 누구나 은혜로운 말씀을 전하길 소망한다. 그러나 설교를 준비하고 전달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성경에 대한 깊은 묵상과 연구, 철저한 원고 준비, 준비된 원고의 정확한 전달 등등 설교에는 다양한 활동들이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설교 이론과 방법론이 계속해서 연구되고 개발되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교 이론을 소개하고 설교 방법론을 제시하는 글을 연재한다. 목회 일선에서 오늘도 설교 준비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설교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현대설교학에 대한 연재를 계속하면서 자주 언급됐지만 좀 더 심도 있게 살펴보지 못한 학자가 두 사람이 있다. 프레드 크레독(Fred B. Craddock)과 토마스 롱(Thomas G. Long)이다. 크레독은 새로운 설교학 운동 개화기에 대한 글에서 다룬 적이 있지만 그 분량이 짧았다. 그가 새로운 설교학 운동에 끼친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의 설교신학과 설교 방법론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설교학이 새로운 설교학으로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데 그의 설교신학과 설교 방법론이 일조했기 때문이다.
한편 토마스 롱이 현대 설교학 연구에서 중요한 이유는 롱만큼 현대 설교학의 특징과 장, 단점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정리한 학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저술한 Witness of Preaching(번역본 『증언설교』)은 북미의 많은 신학교에서 지금도 즐겨 사용하는 설교학 기본 교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몇 주간에 걸쳐 이 두 설교학자의 설교신학과 설교 방법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1928년 미국 테네시 주 훔볼드에서 태어나 2015년 주님의 부름을 받은 크레독은 1973년부터 1993년 은퇴할 때까지 에모리대학교 캔들러신학대학원에서 설교학과 신약학을 강의했다. 영어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설교학자이며, 뉴스위크(Newsweek)가 선정한 영어권 12대 설교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설교학계에 등장하게 된 것은 그의 저서 As One without Authority(번역본 『권위 없는 자처럼』)을 통해서였다. 1993년 크레독에게 헌정된 Listening to the Word: Studies in Honor of Fred B. Craddock의 편집을 맡은 게일 오데이(Gail R. O’Day)와 토마스 롱은 이 책의 특징을 두 가지 차원에서 설명한다. 바로 설교가 갖는 문자적 특성(textuality)과 구술적 특성(orality)이다.
그의 책은 “성경 본문이 갖는 수사학적 차원과 설교자들이 성경 본문을 설교를 통해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구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Gail R. O’Day and Thomas G. Long, Listening to the Word: Studies in Honor of Fred B. Craddock, 11).
먼저 성경 본문의 수사학적 차원을 보면, 설교자는 성경 본문이 갖는 문학적인 세부 사항은 물론 성경 본문의 형식과 내용이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 같은 문학적 세부 사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설교 준비 과정에서 매우 핵심적인 것이다. 성경 본문의 수사적 방법은 설교의 수사적 방법을 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크레독의 저작이 갖는 특징은 성경 본문의 수사학과 설교가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것이다”(Gail R. O’Day and Thomas G. Long, 11).
한편, 성경 본문을 전달하는 구술적인 차원에서 크레독은 두 가지 사실에 주목했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언어의 힘과 설교에 있어서 청중의 역할이다. 그는 선포된 말씀을 통해 상상의 세계를 창조하는 설교자의 능력에 주목했다. 언어와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로 청중들을 인도하는 것이야말로 설교자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크레독은 청중이야말로 선포된 설교를 완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이해했다.
모두 네 번의 개정판을 낸 크레독의 『권위 없는 자처럼』(김운용 역, 서울: 예배와설교아카데미, 2003)은 모두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1부는 미국 복음주의 강단의 현실을 진단한다. 책 전체의 기초가 되는 이 부분에서 크레독은 재미있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하나는 “어두운 그림자에 뒤덮인 강단”(The Pulpit in the Shadows)이고 다른 하나는 “다시 주목받고 있는 설교강단”(The Pulpit in the Spotlight)이다. 서로 대비 되는 두 표현을 통해 크레독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마치 어두운 그림자에 뒤덮인 작금의 설교강단의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교가 사람들에게 필요하며 여전히 하나님이 설교를 통해 일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1부의 현실 진단에 이어지는 2부에서 크레독은 전통적인 연역적 설교 방법론의 대안으로서 ‘귀납적 움직임’과 ‘귀납적 설교’를 제안한다. 여기서 그는 설교자가 효과적인 설교를 하기 원한다면 반드시 설교 방법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방법론과 관련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설교의 움직임(movement)이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그는 연역적 움직임과 귀납적 움직임의 특징을 살핀 후에 귀납적 설교 방법론이 가진 장점을 열거한다. 2부의 나머지 부분에서 크레독은 ‘귀납적 설교와 상상력’, ‘귀납적 설교의 움직임과 통일성’, ‘귀납적 움직임과 성경 본문’, ‘귀납적 움직임과 설교의 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이 책의 세 번째 부분인 ‘부록’에는 설교 준비과정의 예가 제시되며 크레독의 설교 5편이 실려있다(원래 영어 원서에는 크레독의 설교가 4편 실려있지만, 이 책을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김운용 교수가 크레독의 허락을 받아 1편을 더 번역하여 실었다). 『권위 없는 자처럼』을 중심으로 크레독의 설교신학과 방법론을 이후 연재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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